최근까지 집값에 신경 안 쓰고 살다가 시세를 보니 개포고층이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현재 개포고층 5단지 34평의 경우, 약 8.7~9억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최고가 13.8억 대비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것만 보면 적정 가격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질 않아서 다른 동네와 비교해 봤습니다.

최근 잠원동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2개 아파트가 각각 용적률 266% (확정)와 300%로 추진 중인데, 무상지분율이 각각 169%와 200%입니다. 물론 이 두 아파트는 한강조망권이라는 장점과 함께 88고속도로 변이라서 소음이 상당히 심한 단점이 있고, 개포고층5단지는 양재천과 함께 쾌적하다는 점, 지하철이 바로 옆에 있다는 장점과 ktx수서가 들어올 경우 추가적인 호재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한강조망권은 아니라는 점에서 잠원동과 똑 같은 가치라고 보기에는 곤란합니다. 하지만, 대략 같다고 가정하고 비교하겠습니다. 물론 두 군데 다 살아본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개포동이 훨씬 살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용적율 266%가 주어지는 잠원동 한신아파트의 35평 지분은 15.9평입니다. 무상 지분율 169%를 곱하면 대략 27평이 무상 지급되고 추가 평수에 대해서는 소유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만약 소유자가 35평을 원한다고 할 때 부담금을 대략 2.5억 정도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가 9억입니다.

또 다른 한신아파트는 용적률 300%로 35평 아파트의 지분이 17.5평입니다. 무상 지분율 200%를 곱하면 대략 35평이 무상 지급되고 추가 평수에 대해서는 소유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만약 소유자가 42평을 원한다고 할 때 부담금은 아마도 2~3억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가 11.5억입니다.

반면 개포주공 5단지 35평 아파트의 지분은 21평입니다. 최근 법이 통과되어 300% 용적률이 가능해졌으므로 무상지분율 200%가 기대되고, 이 경우 42평이 무상 지급됩니다. 위 한신 아파트 35평 (지분 17.5평짜리) 가격이 적정하다고 가정하고 개포고층 35평 아파트의 가격을 산출해보면 최소 13.5억이 돼야 말이 됩니다.

물론 잠원동 아파트들은 한강 르네상스 시절에 뛰었던 거품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고 재건축이 좀 더 빨리 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런 시차를 백번 수용하더라도 현재 기준으로 11.5억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집값을 띄우려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실제 가치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 된 것 같아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좀 더 객관적으로 시세를 바라보기 위해서입니다.

최근에 대형건설사 임원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 말씀이 개포고층이 지분도 상당히 좋고 주민들이 단합하면 순식간에 재건축이 될 수 있는 환경인데, 왜 안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을 하더군요. 저층이 끝나고 나면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런 순서를 누가 붙인 거냐고 하면서 주변에 재건축하는 아파트들을 봐라, 재건축은 속도전이고 얼마나 주민들의 하려는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하더군요. 많이 안타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