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이 밝았다. 아침 8시. 약속시간보단 3시간 빨랐지만 급한 마음에 중개업소 앞에서 기다렸다. 나이가 드니 급해지는 것 같다.
2시간 후 실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는 차에서 내려 중개업소로 바로 들어갔다. 물론 약속시간은 아직 1시간이나 남았다. 의자에 앉는 순간 초초했던 마음이 조금은 안정을 찾는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약속시간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에 사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중개업소로 들어왔다. 고대하던 나의 투자물건을 받을 수 있겠단 생각뿐이었다. 간략히 서로 인사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조진호라고 합니다.”
“예, 안녕하세요 최재걸입니다”
그리고는 커피한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신변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무슨 이야길 했는지는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단, 투자물건을 빨리 보고 싶다는 바램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조진호 대표가 매물을 보러가자고 했다. 마냥 기쁜 마음에 어린아이처럼 그의 뒤를 따랐다.
조대표와 나는 재래시장으로 진입했다. 나는 그냥 시장을 통과해야 하나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대표는 시장 도로변에 있는 낡은 건물 앞에 섰다. 설마 이 건물은 아니겠지? 그런데 조대표는 그 허름한 건물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3억 원이란 돈이 투자하기엔 넉넉하진 않은 돈이긴 하지만, 허름한 건물은 매입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건물을 둘러보기로 시작했다. 지하는 물이 차있었고, 1층은 작은 백반집이 운영되고 있었다. 1층도 임대가 아니라 주인이 운영하고 있었다. 2층은 공실이었다. 도대체 이런 상가로 무엇을 하라는 건지, 이렇게 3억 원이란 돈이 작은 것이었는지 나에게 세상에게 많은 실망감이 들었다.
그런데 이 조대표라는 사람은 이 물건을 소개하며, 아까운 물건이라고 한다. 정말 좋은 물건이라고도 한다.
“도대체 이게 뭐가 좋은 건가요?” 화도 나고 빈정상하기도 해서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런데 조대표라는 이 남자. 웃으면서 “이 상가 건물은 정말 좋은 물건이에요” 라고 한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더욱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건물은 낡아 빠졌고, 임대는 들어와 있지도 않고, 조사장님 누굴 바보로 아는 겁니까?”
제4화 ‘상가투자의 새로운 시각’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