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 이사를 생각하는 이들이 기다린 계절이다. 가을 이사철에는 매물도 많고, 분양도 많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때이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는 유명 배우들의 억대 아파트 분양광고가 도배되고, 신문에서는 연일 오르는 집값에 대해 떠들어 대는 시기. 그야말로 부동산 대목인 계절.
전문직에 종사하는 김유정씨(본명 만 39세). 그녀도 올 가을에 투자하고 싶은 곳을 찾고 있다. 남 부러울 것 없이 좋은 직장에 다니며 부모님 집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왠지 앞으로 부모님께서 안 계실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불혹을 눈 앞에 두고 변변한 내 집 조차 갖지 못한 회의? 아니면 아쉬움이라고 해야 할까?
앞으로 일할 수 있는 날이 10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하면 변변한 집조차 장만하지 못한 그녀의 마음은 급해져만 갔다. 먼 미래를 위해 적금을 붙고, 연금 보험, 암 보험 등을 들어놨다고 하지만 노후를 생각하니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를 사두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김유정씨는 지금까지 모은 1억 원을 투자하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투자할 곳을 찾아보니 이 돈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았다. 분양하는 아파트들도 대부분 최소 3억 원은 있어야 그나마 장만할 수 있었다. 기존 아파트들도 전세를 낀다고 해도 최소 1억 원은 넘게 있어야 괜찮은 곳으로 살 수가 있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싶어 상담을 요청해도 모두 능력 밖인 아파트나 주택을 추천해 줬다. 또는 언론적인 뻔 한 이야기들을 잘 포장할 뿐 실제 투자할 곳을 알려주는 곳은 없었다.
직접 알아보려고 해도 어느 곳부터 조사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좋은 지역이라고 소개돼 찾아가 보면 이미 가격은 하늘 높이 솟아 있어 매입할 엄두도 못 냈고, 수도권 외곽에 저렴한 아파트를 보러 가면 입지가 너무 좋지 않아 2~3년 동안 가격상승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해야 될까?” 김유정씨는 점점 더 회의감에 빠져들었다.
“더 일찍 투자를 해볼 걸 난 뭘 하고 산 거지?”
“내가 7년 정도 모은 돈이 이것밖에 안되나?”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 볼까?”
많은 생각과 후회가 들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단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그리고 한 중개업소를 소개받게 된다.
제2화 급매물에 투자하다 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