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덕 대표와 한참을 이야기 나눈 후 예비부부는 용기를 내어 매입을 결정했다. 대출이자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아파트 시세도 오름세고 주변 호재도 많으니 최소한 가격이 하락 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매입을 결정하고 장은영씨는 예비시어머니 최선란씨와 집을 보기 위해 다시 대원공인을 방문했다.
2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라 나와있는 매물이 몇 개 있었다. 25평 매물을 모두 꼼꼼하게 둘러본 최선란씨는 아들부부를 위해 단지 내 로열동이라고 할 수 있는 동에 로열층 매물을 골라줬다.
2006년 5월 햇볕이 좋은 어느 날
김재복, 장은영씨 부부는 노량진 신동아리버파크 25평을 대출 8천만 원을 받고 2억 5천 만원에 매입했다.
그 들이 결혼한지 3년이 조금 넘은 2009년 9월 가을
김재복씨 부부가 매입한 25평 아파트는 3억 5천만 원을 호가했다. 3년 동안 1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부부는 만족스러웠다. 그 동안 대출이자를 성실하게 내고 대출금이 있다는 생각에 넉넉한 소득에도 불구하고 더욱 알뜰하게 생활해 저축도 많이 했다.
“빚부터 갚아라” 경기가 어려울수록 대출상환을 1순위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조금의 여윳돈이 생기면 대출상환보다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고 싶은 욕심이 들기 마련이다.
김재복씨 부부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악착같이 맞벌이해 그 들의 연봉은 더욱 올랐고 월 소득 1천만 원을 바라봤다. 소득이 많아 대출이자상환 능력이 충분했으므로 원금을 서둘러 갚기보다 저축과 펀드투자를 효율적으로 해 환금성이 높은 재산을 불려갔다.
자신들의 집이 3억 5천만 원을 호가했던 지난해 가을. 그 들은 2살배기 첫째 딸과 갓 태어난 아들을 두어 두 아이의 부모가 됐다. 아이들이 태어나자 집을 넓혀 이사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장은영씨는 틈날 때마다 대원공인중개사무소에 들러 거래동향을 들었다. 어느 새 친분이 쌓여 미용실 가는 것보다 대원공인에 가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더 좋았다. 집을 늘려가고 싶은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윤경덕 대표가 어느 날 장은영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경덕: “새댁, 뭐해요. 바쁘지 않으면 사무실 한번 들러요”
그 길로 장은영씨는 새로 담근 김치를 들고 대원공인으로 나왔다.
장은영: “새로 담가봤어요. 이번엔 지난번보다 조금 더 나을꺼에요. 드셔보세요”
윤경덕: “아이고, 뭘 이런 걸 또 가져왔어요. 잘 먹을게요. 다른 게 아니라 우리 아파트 33평 급매물이 나왔는데 혹시 새댁 관심 있나 해서 나오라고 했어요”
장은영: “아, 그래요? 얼마나 나왔는데요?”
윤경덕: “시세는 5억 1천~2천만 원 정도인데 이 매물 조금 빨리 처분해야 하는 거라 잘 조율하면 4억 9천만 원까지도 가능할 것 같아요”
장은영: “동이랑 층은요?”
윤경덕: “당연히 좋지요. 옛날에 새댁 시어머니가 동이랑 층에, 라인까지 꼼꼼히 따지는 걸 보고
왠만한 매물은 말도 못 꺼내겠던데요. 이 건 단지 정문에서 가깝고 28층에 15층으로 로열층에 정남향. 부분 확장돼있는데 집이 아주 깔끔해요. 지금 월세보증금 1억 4천만 원이 들어있고요”
은영씨는 그 급매물에 무척 관심이 갔다. 그 날 저녁 남편 재복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김재복: “그래? 우선 집을 한번 보고 괜찮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제4화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