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따뜻한 봄날
경기 수원의 A아파트 거실
남매 한대진씨와 한남옥씨가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 …
한대진: “진호, 공부는 잘 된데?”
진호는 한남옥씨의 아들로 현재 대학 입학을 위해 재수를 하고 있다.
한남옥: “응, 열심히 하더라. 이번엔 원하는 과 맞춰서 갈 수 있을 것 같아”
한대진: “쟤 열심히 하는 것 보면 참 기특해. 진호는 정말 잘될꺼야”
남옥씨 아들 진호는 수원의 OO고등학교에서 3년 간 전교 1, 2등을 유지했다. 지난 해 대학입시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둬 국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원하는 과에 입학하기 위해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 했다. 진호는 수능시험 직후부터 1년만 더 하면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행동으로 옮겼고 성적도 계속 오르고 있었다.
한남옥: “그래서 말인데 서울대 근처에 아파트를 하나 사 둘까 생각 중이야”
한대진: “벌써? (웃으며) 아직 시험도 안 봤는데?”
한남옥: “아니 안 그래도 서울에 집 하나 사두려고 했었잖아. 그런데 요즘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 진호 시험 볼 때쯤이면 더 오를까봐. 슬슬 준비하는 게 좋을 듯해서…”
한대진: “그러게 계속 오르긴 하더라. 필요해서 사는 거니까 더 오르기 전에 사는 것도 괜찮겠네”
한남옥: “너는? 너는 어떻게 할꺼니? 계속 주식에 돈 뭍어둘꺼야?”
한대진: “안 그래도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야. 나도 집을 하나 살까?”
한남옥: “그래. 주식은 너무 위험이 크잖아. 부동산쪽으로 돌려봐. 나 봉천동쪽에 알아보러 갈껀데 너도 공인중개사 말이라도 들어보러 같이 갈래?”
며칠 후에 한남옥씨와 한대진씨는 관악구 봉천동 토마토공인중개소를 찾았다. 지난 겨울 남옥씨가 아들 진호의 원서를 넣은 학교들 주변에서 집을 보러 다니면서 알게 된 곳으로 꾸준히 매물 정보를 받아왔다.
마침 사무소 앞에 정상순 실장이 나와있었다.
정상순: “어서오세요. 얼굴이 더 좋아지셨어요. (웃으며) 아드님이 공부를 잘해서 그런가?”
한남옥: “별말씀을요. 실장님도 얼굴 좋으신데요?”
한남옥: “(대진씨를 가리키며) 제 동생이에요”
한대진: “안녕하세요”
정상순: “아, 안녕하세요. 어쩐지 이미지가 굉장히 비슷하시더라고요”
간단한 안부인사를 나누고 사무실에 앉았다.
한남옥: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는 것 같길래 더 오르기 전에 매입해야겠다 싶은데 어떨까요?”
정상순: “네, 맞아요. 요즘 부동산시장은 호황이죠. 약보합세 일 때도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계속 조금씩 오르고 있어요. 남옥씨는 실수요자니까 더 오르기 전에 매입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한남옥: “매물은 있죠?”
정상순: “그럼요. 관악구청 쪽에 건영아파트 공급 66㎡ 매물이 나와있어요. 규모는 작은 아파트인데 서울대 정문까지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서울대입구역에서도 굉장히 가까워요. 66㎡면 아드님 혼자 사시기에도 충분하죠”
한남옥: “아, 그래요? 얼마에 나와있는데요?”
정상순: “2억 3,000만 원에 나왔는데 매도자가 급하게 내놓은 물건이라 제가 조금 가격을 낮출 수도 있을 듯 해요”
한대진: “가격이 더 오를까요?”
남옥씨와 정상순 대표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진씨의 한마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