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순: “집을 팔까 합니다”
남효승: “아, 그러시구나. 그런데 왜 갑자기…”
김미순: “남편 정년퇴임하고 부터는 생활이 조금 팍팍하네요. 큰 돈 들어갈 것은 없는데 몇 해 전에 큰 아들 사업자금으로 2억 원 정도 대출 받은 것이… 아들 대신에 이자를 갚아 나가려고 하니까 생활비가 부족해서요”
최범식: “언제 재건축 되려나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이미 가격에 재건축 호재는 거의 다 반영이 된 것 같고요. 당장 생활하기가 힘든데 몇 억씩 하는 집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남효승: “사정이 그러시다니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지금은 부동산시장 비수기이고 도정법 개정안이 추진되면서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 때문에 사려는 사람이 드물어요. 재건축 아파트의 특성상 금새 작은 호재에도 가격이 회복되고 추가 상승하기도 하기 때문에 경기가 좋지 못한 지금은 가지고 있으셔야 할 때 입니다”
김미순: “흠… 그렇긴 한데… 지금 19평형 시세는 얼마인가요?”
남효승: “시세는 9억 원 초반으로 형성돼 있어요. 하지만 매수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더 낮은 가격을 원해서 거래가 주춤합니다”
김미순: “8억 원에라도 좋으니 빨리 팔아주세요”
아내는 결심한 듯 말했다. 나는 조금 놀랐다.
남효승: “사모님, 사정은 알겠지만 지금은 매수문의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 가락시영 아파트는 워낙 사업진행이 복잡하고 싸움도 많고 해서 가격에 크고 작은 등락이 정말 빈번하죠.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데 지금 재건축 용적률 상한선까지 허용한다는 개정안으로 언론에 가락시영 사업 다시 해야 한다는 둥 싸운다는 둥 말이 계속 나와서 상황이 좋지 않아요. 그런데 그것도 금새 수그러들 겁니다. 3개월만 기다려 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최범식: “3개월이요?”
아파트값 떨어진다는데 더 기다렸다가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남효승: “네. 3개월 이후에는 이번 조합과 범대위 싸움은 잦아 들고 대책이 드러날 것입니다. 재건축 용적률 상한선까지 허용해 준 것이 지금은 사업중단으로 이어져 악재로 보이지만 3개월 후 즈음이면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겁니다. 또 지금은 종상향 변경안(2종→3종)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미지수이지만 조금 있으면 그것도 가시화될 것이고요. 그럼 그 때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 겁니다. 지금은 아마 8억 원에 내놓는다고 해도 매도하기 어려우니 조금 기다려 보시죠”
우리 부부는 집으로 돌아왔다.
당장 생활이 팍팍했지만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 하필 요즘 TV나 신문, 인터넷에서 우리 아파트 관련된 기사가 많이 나와서… ‘기사 떴다’하면 대부분이 악재였다. 그러니 남 대표의 말을 믿고 우선 기다려보기로 했다.
제3화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