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요즘 한창 인기있는 코미디언의 유행어처럼 김명도씨도 황당했을 것이다. 전셋집이나 알아보러 온 사람에게 8가구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을 추천했으니 말이다.
김재훈 대표는 아파트를 사지 않겠다던 김씨에게 통매입을 권했다. 한 채도 매입하기 버거운 사람에게 다세대주택 8채를 매입하라고 한 것이다. 김명도씨는 나를 놀리려고 하는지, 아니면 기획부동산 같은 곳이 아닌지 여러 의구심이 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김대표 머리 속엔 계산이 모두 끝난 상태였다. “김명도씨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에요. 모든 상황이 10억 대 다세대 주택을 살 수 있게 맞아 떨어졌거든요.”
김재훈 사장은 그 때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다세대 주택의 통매입 가격은 11억 4,000만 원에 전세금이 7억 2,000만 원이 들어가 있었다. 김명도씨가 투자할 비용은 총 4억 2,000만 원이었다. 전세금 2억 5,000만 원에 적금 3,000만 원 정도를 더하고도 대출을 1억 3,000만 원 정도를 받아야 집을 살 수 있는 것이었다.
마침 2010년은 금융위기 부양책으로 5%대의 저금리였고, 부동산경기 침체로 땅값도 조금 떨어져 있어서 시세보다 20%나 저렴했다. 또 김명도씨는 안정된 직장에 다니면서 충분히 이자부담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됐다. ‘저렴한 매물’, ‘낮은 금리’, ‘안정된 기반’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김명도씨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 같았다.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면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아파트보다 투자가치가 더 떨어지는거 아닙니까?” “또 전세 들어오는 사람이 없으면 대출을 더 받아야 하는데, 그러면 저는 남는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요”
김명도씨 결정만 남은 상황에서, 그는 망설였다고 한다. 김씨가 대출을 꺼려했던 것을 감안하면, 무엇인가 확실한 보증이 필요해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국 김명도씨는 다세대주택을 사게 된다. 아파트 조차 사지 않던 사람이 다세대 주택은 어떻게 산 것일까? 김대표에게 그 이유를 들어봤다.
“우선 이런 급매물은 무조건 사야 된다고 했습니다. 주식과 부동산에서 일맥상통 하는 건 개미들은 항상 어깨에서 산다는 거죠. 어깨에서 사면 결국 얻어지는 수익은 크게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물건을 사면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브리핑도 했습니다.”
“다세대주택은 분명 아파트보단 투자가치가 떨어집니다. 그건 명도씨 말을 인정해요. 다만, 제가 추천해주는 물건은 달랐습니다” (중략) “일단 다세대 주택이 있는 곳은 암사동이었습니다. 강동구청에서 발표한 개발계획안을 들여다보면, 암사동은 노후도가 충족된 곳부터 재개발을 시행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재개발 예정지로 아직 지정은 안됐지만, 시간이 흐르면 앞으로 개발에 따른 가격상승은 충분한 곳이죠. 또 다세대 주택은 세대가 분리돼 있기 때문에 재개발 시 가구당 조합원입주권이 나오게 됩니다. 그 후에 가치를 생각하면 이건 놓쳐서는 안될 물건이죠.”
“김명도씨는 전세수요를 걱정했는데요. 그것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8호선 암사역 역세권에 있어서 주변 지역에서 나오는 전세물건들은 공실이 없어요. 특히 암사동은 주변에 한강과 유적지, 그린벨트 등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주택지역이라 조용합니다. 천호역 역세권 대형마트나 백화점과도 인접해 있고, 강남권과도 가까워 출퇴근이 쉽습니다. 그래서 신혼부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죠. 그래도 불안하면 전세는 제가 책임지고 채워 드릴테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중략)
김대표는 단기간에도 집값이 충분히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당시 지가가 20% 저렴하게 급매로 나온 물건이어서 경기가 좋아지면 단기적으로 충분히 오를 가능성도 높았어요. 당시 전세가가 1억 300만 원 정도였는데요. 같은 면적대의 전세가가 계속 오르고 있었죠. 1년 안에 전셋값이 더 오를 여지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보유부담은 점점 줄어들거라고 말해줬죠. 실제 현재 전세가가 1억 2,000만 원 정도로 많이 올랐죠”
김명도씨는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 좋은 중개업자를 만나서 좋은 물건을 소개받고, 밖으로는 저금리에 급매물이 많은 시기를 적절하게 맞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얻기 힘든 기회를 김명도씨는 타의 반, 자의 반으로 계약까지 하게 됐다.
제4화 투자도 전략과 타이밍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