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날… 서울부동산에서 들을 수 없었던 요란한 종소리가 울린다.
‘딸랑딸랑딸랑딸랑’
김지헌 : “큰일 났습니다. 용도가 공업지로 돼야 오염물 배출시설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뒤에 붙어있던 사무실 때문에 허가를 받을 수가 없답니다. 곧 주문한 세척기계가 들어오게 되는데 용도를 변경하지 못하면 기계설치가 불가능하니 원… 이제와서 임대차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죠?”
구병국 : “일 났군요. 주문한 기계가 내일 들어온다고 하셨죠? 제가 대책을 찾아보겠습니다!”
상황은 이렇다. 공장안에 있던 사무실이 H빔으로 지지되고 있는데, 이 사무실(무허가 복층구조) 때문에 공장으로 용도변경이 되지 못한 것이다. 사무실을 철거하자니 건물이 오래된 것이 문제가 됐다. H빔을 빼내면 건물에 하자가 생겨 용도변경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구병국씨는 그날 열심히 구청을 뛰어다니며 해결책을 모색해봤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공무원들이 가지고 있던 조례에서 한가지 구문이 떠올랐다. ‘평균 높이 1.5m 이하의 다락방은 복층 구조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구병국 : “김지헌씨 방법을 찾았습니다! 지금 바로 공장으로 갈 테니까 10mm 합판 두장이랑 용접기 좀 빌려두세요”
김지헌 : “네? 아 네! 알겠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구병국씨가 등장했다. 헐렁거리는 샌들대신 운동화를 신고 드릴과 그라인더를 양손에 들고 나타난 것이다.
구병국 : “자 이제 사무실 천장 높이를 140cm정도로 낮출거예요. 이렇게 해두면 복층이 아닌 다락방으로 인정되서 용도변경이 가능해지는 거죠!!”
이렇게 사무실을 다락방으로 개조한 뒤 바로 공업용도로 변경을 신청했다. 용도변경은 쉽게 해결됐고 김지헌씨는 그 이후 바로 용도변경을 하고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됐다. 지금은 불판 세척을 하는 프렌차이즈를 모색중이다.
구병국씨는 오늘도 웃음띤 얼굴로 샌들을 신고 문래동 공장지대를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누가 김병국씨를 문래동 바보 중개업자라고 불렀던가… 돈보다 사람을 중시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웃음으로 주변사람을 도와주는 그는 문래동의 슈퍼맨이었다.
부동산뱅크 김두연기자 emym283@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