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더운 여름 어느 날
김경숙: “여보, 우리 전세계약 끝나가는데 재계약 해야죠? 전세시세도 별 변동 없던데 그냥 연장할 것도 같고…”
박만수: “아니 잠깐만, 안그래도 우리 계약기간 끝나가서 며칠 동안 고민해봤는데 우리 이번에 집 사는 것은 어때?”
김경숙: (화들짝 놀라며)“네? 지금 부동산경기가 이렇게 좋지 않은데 집을 사요? 당신 지금 농담해요?”
박만수: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제 떨어질 만큼 다 떨어진 것 같아. 그리고 집은 부동산 경기 나쁠 때 사는 거래. 떨어지면 팔고 오르면 사는 건 조금... 남들이 움직이지 않을 때 이럴 때 사야해”
김경숙: “아이고, 박사 나셨네. 난 반대에요. 지금 이 분위기에 무슨 집을 사요. 그리고 우리 막상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고작 이 집 보증금 2억 원에 저축한 것 조금이 전부인데 이 돈으로 무슨 집을 사요”
나는 분당 33평형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50대 가장이다. 나에게는 20년 지기 친구같은 아내와 이제 대학에 들어간 큰 딸, 고등학생인 작은 딸과 막내아들이 있다. 나는 중소기업 임원직에 있고, 아내는 작은 학원을 하고 있다. 세 명의 아이들 키우는데 생활비가 무척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맞벌이는 하는 덕에 우리부부의 월 수입은 1,00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 초부터 우리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압박보다는 ‘오늘을 살자’라는 신념에 맞게 현실에 충실하며 살았다. 하지만 내 나이 어느덧 지천명을 넘어서니 보금자리 한 채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대책발표가 시장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박만수: “이렇게 떨어졌을 때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대출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어디 좋은 재건축 단지에 투자해서 돈도 벌고 새아파트도 받는건 어떨까 싶어”
김경숙: “돈이 어디 있어서…”
박만수: “대출받으면 되잖아. 당신이나 나나 신용등급도 좋고 상환능력도 있으니… 요즘 은행들 대출상품 못팔아서 난리인데 규제 풀리면 우리 같은 고객한테는 얼씨구나하고 대출해줄껄?”
김경숙: “경기도 좋지 않은데 대출까지 받는건 너무 위험한데...”
박만수: “강남권 재건축은 너무 비싸서 힘들 것 같고, 대출을 집값의 60% 정도로 최대한 받고 우리 보증금 합해서 살 만한 곳으로 알아봤는데 강동구 고덕주공 어때? 거기가 투자가치가 있다던데”
김경숙: (한숨을 쉬며)”...”
제2화 고덕주공6단지 무상지분율 '솔깃'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