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한 채 지어주면 아마 이쯤에서 한 사람의 컨설팅을 끝낼 만도 하다. 그러나 이승연 대표는 김씨에게 투자를 한 번 더 권하게 된다. 이미 건축에 재미를 본 김신영씨는 이 대표에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게 된다.
이번 투자는 빌라를 건축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씨가 가진 자금은 건물을 짓고 남은 2억 원 정도였다. 이 대표는 건물을 지을 때와 똑같은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일단 이씨의 보유자금으로 계약금을 치르고 중도금은 대출을 받아 치른 뒤 잔금은 분양 후에 지불하기로 했다. 한번 투자해봤던 방식이어서 김씨도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하지만 외부적으로 어려움이 닥치게 된다. 강동구청에서 한달 후 건축허가제안을 한다는 이유로 신축행위에 대해 건축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난감한 상황이었다. 구청에 들어가서 설득도 해보고 고함도 질러봤지만, 이런 행동으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 대표는 알았다. 뭔가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시간이 늦어지면 건축허가제한이 적용돼 빌라를 건축하는 일도 어려워지게 됐다.
“어쩌지……”
오랜 시간 고민을 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대표는 그날을 회상하며…
“지금 그 생각을 하라고 하면 아마 못했을 거에요. 그 땐 그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아마 그것도 김신영씨의 운이겠죠”
이승연 대표는 다음날 구청에 들어가 전날 떠올랐던 아이디어를 제안을 하게 된다.
제안 내용은 빌라부지 일부를 도로로 기부채납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내 땅을 내줘서 건축허가를 받는다는 점은 굉장히 손해다. 땅을 도로로 분리해 건축을 하면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고, 내 재산을 공공기관에 무료로 넘겨주는 점도 자산증식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분을 모르는 이대표가 아니었다. 도로로 내준다는 땅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지만 용도가 도로가 아닌 빌라부지에 속해 있었다. 따라서 그 땅을 도로로 내주고 건축허가를 받는다면, 빌라를 짓는 김씨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니었다. 어차피 빌라를 지은 후에도 보행로로 사용해야 하는 곳을 기부 채납했기 때문이다. 구청이나 김씨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이승연 대표의 생각이 통했던 걸까? 제안을 넣은 지 며칠 후 구청에서도 기부채납을 하겠다는 점을 고려해 건축허가를 내주게 된다.
결국 빌라 한 채당 2억 5,000만 원에 분양을 했다. 건축비와 대출금을 모두 갚고 김신영씨는 4억 원의 투자수익을 보게 됐다. 원금에서 100%의 수익을 본 김신영씨가 그 후로 이승연 대표와 어떤 사이가 됐을지는 누구나 예상할 것이다. 김신영씨는 이승연 대포로 인해 풍요롭게 살고 싶은 노후의 꿈을 다른 사람보다 빠르고 높게 이룰 수 있었다.
